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플로리다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2017) : 비극을 규정짓는 잣대 미국이든 어디든 인간사회에는 항상 밝고 화려함 그 이면에 어둡고 소외된 것들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영화적 소재로서 어둡고 소외된 것들을 다룬다. 왜냐하면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함보다는 어두움이 낯설기 때문에, 다만 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어두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둡지 않아서 때문이 아닐까한다. 네오 리얼리즘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이 영화를 보면 실제로 소외되고 어두운 사각지대에 몰린 사람들이라고 마치 우리가 상상하는 할렘가처럼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마치 포스트 아포칼립스같은 그런 공간에 살진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더 아름답고 더 슬프고 더 자극적이다. 디즈니랜드 근처 허름한 모텔 '매직캐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미국의 소외계층이다. 그 공간 안에각자만의 .. 더보기 대니쉬 걸(The Danish Girl, 2015):나를 찾는 용기 타인이 보는 본인과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은 다르다. 사람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타인과 타인 스스로가 생각하는 보인을 동일시하며 그렇게 행동하기를 갈구한다. 영화 [대니쉬 걸]은 부부였던 두 사람, 그리고 서로가 생각했던 것에 이질감이 느껴지고 다시금 그들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다룬다. 비단 성 정체성으로만 한정 지어 생각할 것이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타인을 강요하지 않는, 심지어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상대의 변화와 고통을 이해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다. '나를 찾는 용기'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시도한 남자였던 한 화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남편이었던 그가 그녀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 함께 힘들어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는 한 여.. 더보기 아가씨(The Handmaiden, 2016) : 섬세한 시선 과거의 자신을 자조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부끄럽게 여기거나 비웃음을 칠 만한 과거의 자신, 혹은 현재까지 이어져 온 나의 삶의 태도를 자조적으로 관찰하고 영화로서 이 부분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특별하다. 박찬욱은 남성으로서 자신을 자조적으로 바라본다. 물론, 이 영화에 나오는 남성 캐릭터에 박찬욱 감독이 자신을 투영해 캐릭터를 구상한 것은 아니다. 다만, 모두라고 할 순 없지만 다수의 남성들이 봐도 비웃을 칠만한 남성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다. 사실 이 영화는 두 여성에게 뒤통수 맞는 남자들을 보여주는 코미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을 옭아매고 구속하며 강요하는 남성에게서 벗어나 자신들의 삶을 찾아 떠나는 여성을 보여주는 스릴러 영화이다. 퀴어적인 부분이 이 영화를 지.. 더보기 콘스탄틴(Constantine, 2005) : 사실주의적 판타지 초자연적인 힘을 소재로 한 영화는 한국영화 , 으로 알 수 있듯이 매니아층은 물론 일반 관객들에게도 나름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소재임은 분명하다. 메트리스로 유명한 배우 키아누리부스가 열연한 영화 또한 이러한 소재를 중심으로 영화를 전개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소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지옥과 현실을 오가는 공간의 변화에서 지옥을 표현하는 방식이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물이 죽은 자리의 공간을 그대로 지옥으로 표현함으로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지옥의 이미지는 관객으로 하여금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영화에서 다루는 소재는 분명 형식주의적이지만 표현되는 이미지는 사실주의적 스타일로서 표현한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지옥의 표현은 비단 사실주의라는 것이 무조건 현실적인 소재를 활용해 .. 더보기 로건(Logan, 2017) : 유한한 삶의 의미 영화 의 주인공 ‘로건’은 힐링팩터라는 능력 때문에 상처를 입어도 재생되며 절대 죽지 않는 능력 덕에 거의 모든 뮤턴트(초능력자)들이 죽은 시대에서도 홀로 프로페서X라는 인물을 지키며 외로이 살아간다. 기존의 알던 울버린과는 전혀 다르다. 마블의 영화적 관습을 따르지 않는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이전에 다뤘던 울버린이 영웅적 면모와 강한 남성상으로 무장한 인물이었다면 그 시리즈의 마지막인 이 영화에선 그 모습의 해체가 주를 이룬다. 영화는 이런 로건의 모습을 강한 대비와 무채색에 가까운 화면 톤으로 영화 전체를 구성한다. 멕시코 국경지대에 버려진 폐공장에 숨어 사는 로건은 이 공간과 같은 처지이다. 한때 그 누구보다 강하고 역동적이었지만 지금은 버려져 아무도 찾지 않는다. 햇빛을 받으면 살지 못하는 칼.. 더보기 러스트 앤 본(Rust & Bone, 2012) : 고통의 생존자들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을 주는 멜로 영화도 있고 마치 나와 같아서, 그래서 공감이 가서 깊은 인상을 주는 멜로 영화도 있다. 이터널 선샤인, 이프 온리, 어바웃 타임 등 다양한 종류의 멜로 영화가 있지만 이 영화는 행복이라는 감정은 나에게 전혀 없다. 그렇다고 이런 사랑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 어느 영화보다 나에게 더욱 감정적으로 다가온다. 보는 내내 먹먹하고 가슴이 미어져온다. 몸만 멀쩡한 이 남자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다. 자식이 있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현실적이다. 남자 주인공 알리를 연기한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그 해 신인남우상을 수상한다. 불안한 눈빛과 짐승 같은 행동 등 그만의 표현을 통해 마초적 이미지를 제대로 소화해냈다. 햇살과 그림자... 더보기 버닝(BURNING, 2018) : 한국적 공간 칸 영화제에서 압도적인 호평을 받은 동시에 국내에선 60만 명이 안 되는 다소 초라한 성적을 거둔 이창동 감독의 오랜 공백기 끝에 나온 은 미스터리 영화이다. 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 이것이 과연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투영한 영화가 맞는 것인지, 이창동 감독 역시 한국 영화의 고질적 문제인 여성 캐릭터를 소모적으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에서 보이는 공간의 이미지가 오리엔탈리즘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이다. 그 유명한 이동진 평론가는 라이브톡에서 이 영화를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갔으며 한국적이고 근원적이라고 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청춘들의 고투와 분노를 다룬다는 점이 한국적이라 했지만, 솔직히 나는 그게 왜 한국적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미장센은 분명 한.. 더보기 이전 1 2 다음